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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붐비지 않아 좋은 아기자기한 간단한 식사, 맛있는 집 후기

우리US 2024. 6. 23.

갑자기 바다가 보고 싶다는 충동이 있을 때, 갑자스럽게 계획을 세우지 않고도 다녀올 수 있는 곳, 강릉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저에게 강릉은 평창동계올림픽이 개최되기 전까지는 KTX가 연결되지 않았기에 차로만 움직이기에는 다소 부담감이 있었던 곳이었습니다. 주말이나 연휴가 되면 도로 위에 차들이 걸어가고 있을 만큼 밀릴대로 밀려서 도착까지 얼마나 걸릴지 가늠할 수 조차도 없었기에 실제 거리보다 심리적인 거리감이 너무도 멀게 다가왔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강릉은 KTX로 2시간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어, 단기간을 넘어 당일치기로도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곳이 되었지 않나 싶습니다.

 

저는 강릉에서 5년 넘게 거주를 했었습니다. 실제로 거주를 하며 강릉에서 보내는 첫 해에는 유명하다고 하는 곳들을 열심히도 찾아 다녔던 것 같습니다. 물론 저도 강릉에 대해 낯설었던 때에는 온라인 상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곳들을 위주로 탐방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체류하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현지인들을 통해서 알게된 현지인들이 찾아가는 진짜 숨은 명소들을 찾아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늘 현지에 거주하시는 분들과 같이 다녀와서 사진을 많이 찍지는 못했지만, 개인적으로 괜찮았던 곳에 대해서는 가끔 공유해 드리도록자 합니다.

 

현재 시점에서 생각한다면, 제가 다녀왔을 때보다는 더 유명해졌을 수도 있지만 "강릉"하면 누구나 얘기하는 커피, 막국수, 장칼국수, 꼬막, 중앙시장 등의 키워드 말고, 연인이든 친구들과든 누구와 같이 가도 부담없고 모두와 어울리는, 간단하지만 입과 눈으로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을 오늘은 공유하고자 합니다. 

 

작은 식당 835

 

 

작은 식당 835, 주관적인 추천 이유

 

강릉이 물리적, 심리적 거리상 가까워진 이후로 온라인 상에 거론된 곳들은 휴가철은 물론이고 주말에도 어김없이 줄을 서야 합니다. 실제로 강릉 여행을 하다보면 어렵지 않게 아주 길게 줄을 서 있는 가게들은 흔하게 볼 수 있으며, 어떤 곳은 대기번호 받는 것부터 줄을 서야 하는 곳도 있음을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래전부터 원하는 가게에 들어가기 전부터 1시간 가까이를 줄서느라 허비하는 경우가 너무도 흔해졌습니다. 여기서 함정은 강릉 현지에 실거주하시는 분들은 "도대체 왜 줄을 설까?" 의구심을 들어내신다는 것이다. 

 

하지만 작은 식당은 적어도 제가 방문했을 때만 해도 운영 시간대를 맞춰서 가야 하기는 했지만 적어도 길게 줄을 서지 않아도 되는 곳이었습니다. 시내 중심에 위치하고 있지 않기도 하지만 온라인으로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는 곳은 아니였던 지라 저도 누군가의 글을 보고 간 곳이 아니라 현지인에게 추천을 받아서 방문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식사를 하기 위해 줄을 서느라 에너지와 시간을 허비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공간이 주는 안정감이 있습니다. 식당에 도착하자마자 외관을 통해서 받은 저의 첫 느낌은 군더더기없는 깔끔함이었습니다. 위치상으로도 여러 건물들 사이사이에 있는 것이 아니라, 탁 트인 곳에 이곳 하나의 건물 뿐이여서 그런지 방문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가면 깔끔한 외관과는 달리 입구에서 부터 각종 다육이를 비롯한 다양한 식물들로 가득차 있음에도 역설적이게 복잡하지만 아기자기하게 정리됨에 심적인 안정감마저 느낄 수가 있는 곳이었습니다. 마치 식목원에 들어와 있는 듯한 편안한 숨이 쉬어지는 느낌이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음식은 깨끗하고 정갈하고 담백합니다. 음식 자체가 푸짐해야 하시는 분들이라면 다소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투명한 그릇에 소량으로 개별 음식들이 나눠져 제공되기에 보여지는 음식의 맛은 정갈함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먹어보면 음식의 맛은 처음 맛보는 여기서만 먹을 수 있는 그런 맛은 아닙니다. 하지만 육식을 하면서도 채식을 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강한 맛이라고는 얘기할 수 있을 듯 싶습니다. 

 

 

 

작은 식당 835, 위치와 메뉴 

 

 

 

작은식당 835, 강원도 강릉시 성산면 칠봉로 39 

가격은 물가상승에 따라 변동이 있었을 수도 있으니 필요하다면 방문전 확인을 해보시면 좋을 듯 싶니다.

 

전에는 여행을 가게 되면 그 지역의 랜드마크, 모두가 알고 있는 가장 유명한 맛집 이런 곳들을 찾아 방문하고자 했다면, 요즘에는 현지인들만 아는 곳, 사람이 많이 붐비지 않는 곳 그래서 조용하게 심적인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 이런 곳들을 찾아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강릉이 과거에 비해 어느 곳 하나 관광지가 아닌 곳이 없을 정도여서 아쉬움이 있지만, 작은 식당 835는 그 중에서 상대적으로 고요했던 곳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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