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적금, 마이너스를 저축하고 있는 중입니다.

우리US 2024. 6. 2.

저축이 재테크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었었다. 사실, 재테크에 두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내겐 주식으로 전재산을 잃고 삶 자체가 망가져버린 누군가의 실제 얘기를 들어서인지 주식은 단어 자체만으로도 공포였다. 또한 부동산은 소자본으로 접근할 수 조차 없는 자산가의 영역이라고 생각했었다. 레버레이지에 대해서는 겁이 많았고, 억소리 나는 매매가에 가까이 하기에는 현실과 너무 먼 산과 같았다. 그래서 절대적인 안전성 추구형인 나에겐 원금이 보장되는 예금, 적금만이 유일한 재테크의 방법이었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풍차돌리기라는 적금 방법도 한참 유행을 하고 있었던 때가 있어 이를 따라가다 보면 내가 원하는 만큼의 자금을 불릴 수 있을 것이라고 어리석은 합리화를 해왔던것 같다. 

적금, 실제 자산이 늘고 있는 것일까?

사실, 나는 수시로 정기예금, 적금 금리에 대해 검색을 해본다. 더욱이 특판에 대한 안내를 받게 되면, 있는 자금들을 끌어모아 직접 찾아가서라도 가입을 하고자 노력을 해왔다. 6개월, 1년 단기 상품은 물론 3년, 5년 장기로 가져가는 상품에도 전혀 예외는 없었다. 개인적으로 한번 시작을 하면 중도에 끊어내지 못하는 성향임을 스스로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장기로 가는 상품도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 같다. 당연, 지금도 만기를 위해 매월 쌓아가고 있는 적금을 여러 금융기관에 보유하고 있다.

적금에 가입할 때면 재테크를 하고 있다는 즉, 뭐라도 하고 있다는 뿌듯함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처음에는 그저 적금에 가입하는 것만으로도 무언가를 했다는 만족감에 쌓여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만기에 얼마의 이자수익을 받을 수 있는지 가늠에 볼 생각도 없었다. 만기에 세금을 제외한 금액을 원금과 같이 수령했을 때도 그 금액이 맞는지 조차도 고민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저 적금에 가입하고 원금에 이자가 더해져 만기에 다다른 것, 그 결과만으로도 만족스러움 그 자체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이 적금만기의 시기는 자주 찾아왔지만 결코 자산이 불어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한국-중앙은행-준금리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을 때부터 적금을 가입하기 전에 적금계산기를 통해서 시뮬레이션을 돌려보고 만기때 이자 수익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 보았던 것 같다. 만약 아직도 그냥 이율만 보고 적금을 들고, 실제로 만기 금액에 대해 고려해 보고 있지 않다면, 반드시 만기 금액을 헤아려 보기 바란다. 최종 자산을 인지하게 됨은 물론 이자가 크게 다가오지 않아 더 나은 방법은 없는지에 대해 고민도 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나는 매달 적금을 가입하면서도 이자율 외 다른 것들은 신경을 쓰지 못했다. 네이버에서 정기적금 또는 정기예금 이자율이라고 검색하여 확인할 수 있는 가장 높은 금융기관의 상품 가입을 했고, 매달 진행하는 행사와 같았다 . 이자율이 아주 낮을 때도 이는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물가상승이나, 인플레이션이나 이런 경제적인 부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아니, 생각하려 하지 않았다. 현재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3.5%이다. 하지만 나는 부끄럽게도 이 기준금리조차 못미치는 장기 적금을 지금도 보유하고 있다. 오늘 내가 시작한 적금이 그 행위만으로도 재테크를 하고 있고, 나의 자산을 불려나가고 있다는 착각 속에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 기준금리만큼의 이자를 받지 못하고 있다면, 사실 만기 이자를 받는다고 해도 결코 득이 아니라 마이너스를 저축하고 있었음을 이제야 깨닫게 된 것이다. 저축도 공부가 필요한 영역이었다.

적금을 대하는 생각의 변화

예금 및 적금을 통해서 부를 축적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한다. 이자율이 많이 올랐다고 해도 예외는 없다. 이자수익만으로는 결코 부자가 될 수 없다. 그래서 이제는 예금과 적금에 대한 생각에도 변화가 필요한 때인 것 같다. 정기예금이나 정기적금을 가입할 때, 이를 통해 자산을 불리고 자본금을 늘리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제는 이러한 생각은 버려야하지 않을까. 예적금은 단순하게 모으는 과정, 그 자체인 것이다. 매달 일정한 금액을 저축한다는 것은 의지가 필요하고 통제가 필요한 영역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나약해지는 의지를 막을 수 있는 수단으로 예적금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자를 받아 자산 가액을 증가시키기 위함이 아니라 본격적인 투자를 위한 자본금을 축적하는 과정으로써 예적금에 가치를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예적금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이를 통해 투자를 위한 원금을 모으는 과정뿐임을 기억하고 목표하고 있는 일정금액이 되었다면, 부를 증가시킬 수 있는 다음 투자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따라서 예적금 시기에는 다음 단계에 대한 공부도 저축과 같이 진행해야함을 명심하도록 하자.

돈을-모아-거대한-나무로-증액시켜야-함을-의미하는-돈나무사진

댓글